잔인한 4월, "상장폐지의 계절"- 바이오 기업들의 [감사의견 거절]

[감사의견 거절] (feat. 바이오 기업)

 

벗꽃이 흩날리는 핑크빛 계절,  3월과 4월은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봄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들 중에는 때론 아주 잔인한 "상폐(상장 폐지)의 계절"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상장폐지로 갈 수 있는 시그널(?)이 되는 [감사의견 거절]과 관련하여 알아보겠습니다.

 

4월 ,상장폐지의 계절 =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

3월/4월을 상장폐지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12월 결산법인들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하는 시한과 겹치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역시 코스피에서는 13개 기업이, 코스닥에서는 무려 42개 기업이 "상장폐지 사유 발생 법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의 기업들이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을 공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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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거절] = 기업 회계 성적  F 학점 

상폐사유가 되는 감사인의 의견 거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사의견"이라는 개념부터 확인해야합니다.

 

쉽게 말해 감사의견은 상장되어 있는 기업의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가 정상적인 회계처리 기준에 맞게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 점검한 후 제시하는 공식적인 의견을 말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기업의 회계처리 성적표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감사의견은 "적정"과 "비적정"으로 공시

적정은 말 그대로 회계 장부 작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이 합격이라는 의견입니다.

거래소나 기업, 주주나 투자자 등 모든 이혜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됩니다.

하지만, 비적정은 작성된 회계 장부에 어떤 문제가 존재한다는 의견입니다.

 

비적정은 정도에 따라 "한정", "부적정", "거절" 등 3가지로 나뉩니다.

 

"한정"은 감사인이 기업의 회계장부에서 약간의 오류를 발견했을 때 제시하는 의견입니다.

예로 기업의 기초 잔액을 살펴 보다가 확인이 불가능한 재고가 소량 있을 경우가 해당될 수 있습니다.

시험으로 치면 '몇개의 오답이 있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부적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오답이 꽤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거절"은 과제 일부를 아예 누락하거나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감사인으로서 제시하는 의견을 의미합니다.

 

감사의견 비적정 => 주식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 사유

거래소 규정상 감사의견 비적정은 주식 거래가 정지되거나 더 나가서 상장폐지 사유까지 될 수 있습니다.

상장사의 기본인 회계장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거래소 '유가증권 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부적정/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은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됩니다.

한정은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감사 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을 받으면 바로 상장폐지 대상이 됩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감사 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을 받으면 즉시 상장폐지 심사대상이 됩니다.

 

거래소는 마지막 한번의 기회를 더 주고 있습니다.

거래소가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통보한 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회사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는 이들 거래 정지 회사에 1년간의 개선 기한을 부여하고, 1년 뒤 지난해 감사보고서 적정을 받으면 거래정지는 풀리고 상장폐지 사유도 해소됩니다.

바이오 기업들의 [감사의견 거절]

여러 상장사들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지만, 단연 비중이 높은 업종은 바이오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 올해도 엔케이맥스, 웰바이오텍, 뉴지랩파마를 비롯해 제넨바이오, 제일바이오, 셀리버리, 카나리아바이오, 세종메디칼, EDGC 등의 바이오 기업들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감사의견 거절] 바이오기업

 

이들 기업들의 주요 감사의견 거절 사유는 대부분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라고 공시하였는데, 다시말해 회사의 자금사정이 나빠서 재무건전성이 좋지 못하고 위험하다는 의미 입니다.

 

셀리버리의 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셀리버리의 유동부재차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상태를 지적했습니다.

유동자산을 모두 매각해도 유동부채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이며, 영업 부진 지속과 이를 타개하려는 경영진의 계획도 없는상태를 문제삼으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하였습니다.

 

한때 관심을 모았던 항암제 개발기업 카나리아바이오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을 의견 거절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자산이 급격히 감소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 실패하며 이를 1532억원에 달하는 무형자산 손상차손액이 발생했는데, 감사인은 향후 회사 존속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을 내포한다고 거절의견을 밝혔습니다.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은 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연구 등으로 사실상 자체 매출은 거의 없고, 통상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도 약 10년이 걸립니다.  이 시간동안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최근 바이오 시장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감사 보고서 확인 후 투자

하지만 어찌보면 이 또한 핑계일 뿐 면책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캐시카우 없이 신약 개발 등에만 몰두하며 외부 투자금으로 연명하는 기업은 투자 관심종목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잔인한 4월, [감사의견 거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우리 개미 투자자들은 욕심을 내려놓고, 가능하면 관심종목들의 감사의견 공시까지 확인한 후 안전히 투자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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